나의 직업과 사회를 의심하다
- Mr.Hur
- 2024년 1월 16일
- 1분 분량

최근, 나의 삶에 큰 충격을 안겨준 책이 있다. 그 책은 데니스 뇌르마르크와 아네르스 포크 옌센이 공동 저술한 "가짜 노동"이다. 이 책을 나의 인생 책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부정적인 면이 많은 책이지만, 읽으면서 가장 많이 공감하고 가장 많은 독서 노트를 써 내려간 책이 아닌가 싶다. 책 안에 담긴 내용과 메시지는 나를 깊이 고민하게 만들었고, 나의 직업과 사회에 대한 시선을 완전히 바꾸었다.
책을 읽으며, 그동안 불안했던 나의 직업가치관과 업무에 대한 생각들이 옳았다는 안도감과 함께, 동시에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가 사회의 병을 품고 있다는 것에 좌절을 느꼈다. 나는 "가짜 노동"이란 개념은 우리 회사에서 만연한 병으로, 이를 해결해야 하는 큰 과제임을 절감하고 있다. 그런데 안타까운 현실은 지금의 시간 계량 자본주의가 우리 사회에서 지배적인 이념으로 자리 잡아, 철학적 통찰력을, 적어도 내가 사는 이 미국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시간 계량이란 일의 가치가 노동자가 사용한 시간으로 정해진다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주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 주고 싶지만 북클럽 회원들을 제외하고 내가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한 달에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 사람들이다. 특히 이 책을 통해 가장 많이 변화하길 바라는 곳은 현재 내가 다니고 있는 직장이다. 하지만 나의 동료들 역시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것이 당연하다. 책을 읽는 것은 이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지식과 정보는 구글이나 유튜브로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다.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책은 필요가 없다. 세상은 돈으로 가치가 매겨지고, 대부분의 가치는 돈으로 살 수 있다. 돈이 되지 않는 독서는 필요 없다.
나의 회사는 사회적으로 큰 움직임이 없다면 바뀌지 않는다. 사회가 바뀌어야 회사가 바뀐다면 나는 어느 정도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인가? 미국에서 남북전쟁과 흑인 인권 운동, 여성 인권 운동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을 보여주었다. 산업화가 본격화되었고 도시에 인구가 늘어났다. 여성이 밖에 나가 일을 하고 남자는 집안일을 하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
지금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나는 지금까지 일을 하면서 작업 환경이 바뀌는 것을 딱 한 번 경험해 보았다.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집에서 업무를 보게 된 것이다. 하지만 3년 정도가 지난 지금, 대부분의 회사들은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대신 회사로 다시 출퇴근 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변화는 잠정적인 것인가 아니면 멈출 수 없는 사회의 흐름일까? 지금 트렌드라면 당분간 20%정도의 노동자들이 재택 근무를 하는 것으로 어느정도 틀이 잡힐 것 같다. 하지만 AI가 어디까지 다시 변화를 이끌어 낼지는 미지수다.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는 100 년여의 시간 동안 특별한 변화가 있었던 몇 개의 시기를 제외하면, 여전히 전과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되어 오고 있다.
나는 뭔가를 억지로 변화시키려 하는 생각은 어쩌면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근무했던 10년 동안은 일상에서는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희망차게 나의 내일을 꿈꾸고 싶다. 내가 다니는 회사와 직접적인 환경을 바꾸기 어렵더라도, 나 자신은 변화를 이끌 수 있다. 이제 나는 더욱더 회사의 있는 수많은 가짜 노동을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나는 가짜 노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나는 가짜 노동을 시키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내 인생을 살 것이고 다른 이들을 존중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나는 무엇이 진짜 가치 있는 노동인지, 그리고 가짜 노동이 회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었다. 이를 토대로 나는 나의 직업과 회사의 역할을 더 깊게 생각해 보게 되었고, 미래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열망과 계획을 품게 되었다. 업무에 대해 지치고 힘든 나에게 이 책은 크나 큰 위로가 되었다. 앞으로도 가짜 노동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조금 더 괜찮은 미래를 구축하는데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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